17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이라는 말에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바람》은 제가 학창 시절 손에 꼽을 만큼 여러 번 돌려봤던 영화인데, 솔직히 말하면 후속작이 나온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비공식 천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전작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짱구》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제 예상과는 꽤 다른 지점에서 이 영화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청춘 현실 — 오디션 100번, 숫자가 말해주는 것일반적으로 청춘 영화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짱구》의 서사를 직접 따라가 보니, 이 영화는 그 반대 지점에서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짱구는 서울에 상경한 지 10년째, 오디션만 100번 이상 본 인물입니다. 열정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공포 영화를 꽤 많이 봐온 편이라 웬만한 연출에는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살목지》 리뷰 영상을 보는 내내 등골이 제대로 서늘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들어가면 살아나오지 못한다'는 저수지. 그 말이 그냥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는 걸, 영상 절반도 채 보기 전에 직감했습니다. 살목지가 만들어낸 공포 연출, 직접 보니 달랐습니다제가 직접 영상을 처음 틀었을 때, 오프닝은 평범한 밤낚시 커플 장면이었습니다. 낚싯대 던지고, 맥주 챙기고, 입질 기다리는 그 일상적인 풍경. 그래서 방심했죠. 그런데 눈빛이 완전히 풀린 여성이 아무 말 없이 어둠 속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저도 모르게 화면을 손으로 가렸습니다.이 영화에서 제가 특히 주목한 건 '스피릿 박스(Spirit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계유정난이라는 거대한 정치 드라마 대신, 영월 청령포에서 보낸 단종의 마지막 4개월을 들여다본다는 설정 자체가 제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는 왕위 쟁탈전이 아니라, 권력을 잃은 한 인간이 밥 한 끼를 나누며 비로소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박지훈이 연기한 단종 '이홍'과 유해진이 연기한 광천골 촌장 '엄흥도'의 관계가 남긴 잔상은 영화관을 나온 뒤에도 한참 동안 가시질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 https://v.daum.net/v/20260322192243425?f=p팩션사극이 선택한 시선 — 권력의 중심이 아닌 변방제가 이 영화..